1년간의 분양 텃밭 체험기

[원문은 이글루스에 2022-12-08 21:44:27 작성되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텃밭을 분양받아 보았습니다. 구청이나 공공단체에서 분양하는 텃밭을 찾아보았으나 집 근처에는 없더라구요. 주변에 사설로 텃밭을 분양하는 농장을 찾아서 계약을 했었습니다. 가격은 그리 싼 편은 아니었으나 집에서 차로 5-10분 정도로 가까운 곳이었기에 결정했습니다.


텃밭 분양 계약

 계약기간은 4-11월이었구요. 크기는 2.5평 정도, 농기구, 급수시설, 화장실, 아이들 놀이공간 등이 제공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가 보아도 땅이 좋아보였습니다. 흙을 조금만 파면 지렁이가 나올 정도였고, 겨우내 비료도 주면서 관리를 하셨던 것 같아요. 초보라 이것저것 물어보면 농장 사모님이 방법을 잘 알려주시기도 했습니다.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텃밭 체험이었습니다.


텃밭 가꾸기를 하면서 좋았던 점

 도시에서 나고 자라 농사는 전혀 알지 못했어요. 아... 할아버지댁에 시골이라 어릴 적에는 논밭에서 뛰어놀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농번기 때 농사일은 도와본 적이 없었습니다. 작은 씨앗을 심어 큰 열매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기쁨이었어요.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모를 뿌듯함? 성취감? 같은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좋은 경험과 추억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감자를 심을 때는 자기도 하겠다며 열심이었는데 날이 점점 더워지니까 안 가겠다고 하네요 ㅎ 결국 주말에 물 주기는 제가 혼자 다 하고. 수확할 때는 같이 가서 캐내는 것은 같이 했네요. 마지막으로 배추와 무를 수확하고 밭을 정리하면서 아이에게 "내년에도 할까?" 라고 물어보니 좋다고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ㅎㅎ

 조금 거창한 장점을 나열해 보자면 먹거리에 대한 좋은 관심과 농업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농산물 가격이 더 올라야 된다 생각하다가도 마트에 장보러 가면 왜 이렇게 비싸 라는 말이 입에서 나오네요...


텃밭 가꾸기의 실패

 초보농사꾼이다 보니 제대로 된 재배방법을 잘 몰랐습니다. 도시농부, 텃밭가꾸기 등의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을 2권 샀더랬죠. 사실 내용이 지루하게 되어 있어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는 않았어요. 책을 읽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활용을 할 수 없었어요.

 너무 많은 종류의 작물을 심었더니 관리가 잘 안 되었습니다. 2평 남짓한 분양텃밭에 15가지의 작물이 심겨져 있는 시점도 있었으니까요. 애플수박같은 경우에는 잘 자라다가 갑자기 말라서 죽어버렸어요. 주말체험 농장이니까 일주일에 한번 정도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주고 했어요. 그러다보니 어떤 녀석에게는 물이 너무 자주 였고, 또 어떤 녀석에게는 물이 너무 모자랐을 거에요. 작물마다 재배 특성이 다를텐데 관리가 어려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내년에는 조그만 땅을 하나 사서 텃밭을 마음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몰랐는데 땅이 엄청 비싸네요... 시골에 있는 자투리 밭도 가격이 어마어마하네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전원주택도 짓고 텃밭도 해보려고 해서 땅값이 많이 올랐다네요. 만약에 작은 밭을 못 사게 되면 지자체에서 분양하는 텃밭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올해 심어서 실패했던 작물들 다시 한번 심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올해 심으려다 못 심었던 콩을 꼭 심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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