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에게 하면 안 되는 말

[원문은 이글루스에 2022-12-14 21:07:36 작성되었습니다]

 우연히 책 하나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개발자가 안 된다고 말했다]라는 제목의 책인데요, 기획자와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개발자와 협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2명의 저자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개발자 내지는 개발팀과의 협업을 위한 조언을 담은 책입니다.

 그 중에서 [개발자에게 하면 안 되는 말]이라는 소제목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저 또한 개발자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기에 이 부분부터 읽어 보았습니다.


간단한 거니까 일단 해주세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개발자의 일(또는 자신의 요청사항)을 간단한 것으로 판단하고 단정짓는다고 합니다. 급하게 기능이 개발되어야 하거나 오류를 수정해야할 때, 기획자의 입장에서 스스로 판단에 따라 행동하게 되죠. 앞뒤 설명없이 일단 해달라고 몰아부치기 일쑤죠. 겉으로는 간단해 보이더라도 서비스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작은 기능 하나를 변경하더라도 다른 파트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서버에 과부하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기획자는 기능에 대해서 설명만 하고 개발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책에서는 그것이 간단한 텍스트 문구 수정이라고 해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거 다음 주까지 개발해 주세요

 조직에 따라서는 개발자를 요청한 업무를 처리해주는 사람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개발자는 협업을 해야 하는 동등한 위치에 있는 것이죠. 개발자와 아무런 협의없이 기간을 특정해서 개발해 달라는 것은 협업과정에서 매우 잘못된 행동입니다. 우선순위가 높고 급하게 개발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개발팀의 현재 업무 현황을 확인하고 긴급요청 건에 대한 설명과 일정조율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배려받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지시를 받는다고 생각되면 쉬운 일도 하기 싫게 됩니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자세로 협업을 추구해야 합니다.


다른 서비스에서는 제공되는 기능인데요

 이런 유형의 말은 개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 무심코 내뱉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개발자의 실력에 의심을 품는 듯한 뉘앙스의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일상적인 인간관계에서도 누군가와 비교하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으니까요. 개발자들이 안 된다고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안 되는 이유를 먼저 확인한 다음 개발에 필요한 선행 조건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추진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충 이런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저도 무의식 중에 이런 말들을 내뱉은 건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네요. 반대로 기획자(또는 행정담당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들도 있지 않을까요?

 예전 직장에서 개발자가 행정담당자에게 문서로 글 몇자 쓰는게 뭐가 어렵냐는 식으로 말씀을 했다가 행정이 우습게 보이냐는 핀잔을 듣는 걸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저도 개발자의 의견에 동의했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회사를 옮기고 행정업무를 담당하면서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문서라는게 띄어쓰기 하나, 단어 하나 사용하는 것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의미를 가진 A단어와 B단어의 미묘한 어감 차이에서 일의 성패가 좌우되기도 하니까요.

 어떤 직장생활에서든 서로에 대한 배려와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소통이 중요한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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