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계] 고육계(苦肉計), 스스로 몸을 상하게 하다

패전계(敗戰計), 제34계, 고육계


 고육계는 자신의 몸을 상해가면서까지 꾸며내는 계책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계책을 말하며 고육지계(苦肉之計)라고도 합니다. 36계 가운데 제34계이며 패전계에 속합니다. 스스로 희생을 자처하여 적의 신임을 얻은 후 공격하는 전략입니다.


고육계의 유래


 춘추시대 희광은 오나라 왕 료를 죽이고 왕이 되어 이름을 합려로 바꾸었습니다. 왕위를 찬탈한 합려는 료의 아들 경기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러 올 것을 두려워 하였습니다. 경기는 용감하고 뛰어난 전략가였습니다. 그는 세력을 넓혀 가면서 오나라를 공격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경기의 보복이 두려워 노심초사하던 합려는 신하 오자서에게 경기를 없앨 방법을 물었습니다.

 오자서는 요금을 추천하였습니다. 요금은 체구는 비록 왜소하였으나 용맹하고 지혜로웠습니다. 그는 합려에게 경기를 없앨 묘책을 설명했습니다. 경기는 모반을 획책하고 있으니 자신이 오나라의 죄인으로 가장하여 경기의 손에 들어가겠노라 말했습니다. 합려에게 자신의 오른손을 자르고 가족들도 죽이라고 청하였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경기가 자신을 믿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고육계는 자기 스스로에게 상해를 가해 상대의 신임을 얻어내는 전략이다
고육계는 스스로에게 상해를 가해 상대의 신임을 얻어내는 전략이다

 합려는 계획에 따라 요금이 죄인이라는 소문을 퍼뜨리고 그를 잡아들였습니다. 반란을 함께 도모한 자들을 잡아들일 때까지는 그를 죽이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합려는 요금의 오른팔을 자르고 그와 그 아내를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그리고는 요금을 몰래 놓아 주었습니다. 합려는 요금이 도망쳤다는 말을 듣고 그의 아내를 죽였습니다.

 요금은 위나라로 도망가서 경기를 만나게 해달라고 청하였습니다. 경기가 요금을 만나보니 그의 오른팔이 잘려 있었고 들리는 소문에는 그의 아내가 오왕에 의해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경기는 요금을 의심하지 않고 가까이 두어 신하로 삼았습니다. 후에 요금은 경기에게 오나라를 칠 것을 권하였습니다. 그는 자진해서 오나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였습니다. 오나라를 정벌하러 가는 길에 요금과 경기는 같은 배에 올랐습니다.

 배가 강의 중류 즈음에 이르렀을 때, 요금은 경기가 방심한 틈을 타서 창으로 경기의 등을 찔렀습니다. 경기는 비록 창에 찔렸지만 요금의 두 다리를 잡아 물에 던졌습니다. 이때 경기의 호위병들이 몰려와 요금을 죽이려 하였습니다. 경기는 어찌 하루 사이에 두 용사를 죽이겠느냐고 하며 그를 돌려보내주라고 명하였습니다.

 경기는 요금이 찌른 창을 뽑았지만 결국 피를 흘리며 죽어갔습니다. 요금은 경기가 자신을 죽이지 않고 오히려 놓아주자 스스로 부끄러워하며 칼을 뽑아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요금은 자신의 오른팔과 가족을 희생하여 목적을 이루려 하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육계의 결론


 때로는 일부러 자신에게 상처를 입힘으로써 적의 동정심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높은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고육계는 희생양과는 다릅니다. 다른 사람에게 화를 전가하는 형태가 희생양이라면 스스로 희생을 자처하여 더 높은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 고육계입니다. 이 전략으로 적의 신임을 얻어낸 후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전략을 함께 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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