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계] 미인계(美人計), 미인을 이용하다

패전계(敗戰計), 제31계, 미인계


 미인계(Honey-trap)는 36계의 패전계에 속하는 제31계입니다. 아름다운 여자를 이용해 상대의 전의를 상실케 하는 계략입니다. 목표물인 남자를 유혹하여 조종하는 작전을 의미합니다.

 기세가 절정에 달한 적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은 어리석은 방법입니다. 적이 강할 때는 무언가를 주면서 당장의 위기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때 토지나 금은보화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미인을 이용하여 적의 전의를 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

 현대 첩보 분야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흔히 미인계라고 하면 여자가 남자를 홀리는 경우만 생각하지만, 그 반대로 잘생긴 남자가 목표물인 여자를 상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는 동독의 남성 간첩들이 서독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타자보조원이나 여성 비서 등을 유혹하여 정보를 빼돌리기도 하였습니다.


미인계의 유래


첫번째 일화, 중국 4대 미녀 서시

 춘추시대 오나라와 월나라 양국은 계속되는 전쟁으로 심각한 대치상태에 있었습니다. 월나라가 먼저 오나라를 이겼으나 이후 오나라가 군왕 부차의 통솔하에 대승을 거뒀고 월나라는 오나라의 속국이 되었습니다. 월나라 왕 구천은 매일 땔나무 위에서 잠을 자고 쓸개를 핥으면서 복수를 준비하였습니다.

 구천의 부하 범려는 부차가 삼엄한 경계를 하고 틈을 보이지 않자 미인계를 사용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때 발탁된 인물 중에 중국 4대 미녀라 일컬어지는 서시도 있었습니다. 당시 서시의 나이는 비록 어렸지만 상당한 미모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미인계(美人計), 미인을 이용하다
미인계(美人計), 미인을 이용하다 (픽사베이)

 범려는 그녀의 부모에게 많은 돈을 주고 그녀를 궁으로 데려 왔습니다. 궁의 예법, 학문, 가무 등의 소양 교육을 시켰습니다. 서시가 16살이 되던 해에 범려는 그녀에게 2가지 임무를 주었습니다. 미모로 부차를 유혹하고 부차와 그의 측근인 오자서 사이를 이간질하여 오자서를 제거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나라왕 부차는 서시에게 완전히 빠져 국정을 소홀히 하였습니다. 서시의 말이라면 모두 믿게 된 부차는 점차 오자서와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오자서는 결국 죽게 되었습니다. 그후 부차가 오나라의 정예부대를 이끌고 황지로 향하자 구천은 이 기회를 이용해 오나라를 장악하였습니다.


두번째 일화, 왕윤의 미인계

 기원전 190년, 한 헌제가 9세의 어린 나이에 황위를 이어받았습니다. 동탁은 조정의 전권을 장악하여 스스로 최고위 관직인 태사라 칭하였습니다. 동탁은 역모와 야망을 품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양아들 여포라는 자가 있었습니다. 여포는 매우 용맹하였고 동탁을 충심으로 보필하였습니다.

 이 부자는 심지어 조정에 칼을 지니고 드나들며 수시로 황제의 생명을 위협했습니다. 조정의 문무관원들은 그들을 싫어하면서도 두려워했습니다. 어느날, 동탁은 문무관원들 앞에서 자신과 대립하던 장온을 죽였습니다. 그 상황을 목격한 왕윤은 동탁과 여포를 제거하지 않으면 조정이 위험할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왕윤은 미인계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궁에는 초선이라는 가희가 있었는데 그녀는 미모가 출중하였을 뿐만 아니라 포부 또한 컸습니다. 왕윤이 초선을 딸처럼 대했기에 왕윤의 뜻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그녀는 뛰어난 용모로 동탁과 여포를 좌지우지하였습니다. 초선은 둘 사이를 이간질하여 원수지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죽이려고 으르렁거렸고 결국 동탁은 여포에게 죽음을 당했습니다. 여포는 힘은 세었지만 현명하지 못했기에 쉽게 그 세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미인계의 결론


 미인계만으로는 적을 물리치기가 어렵습니다. 이 전략의 목적은 상대의 판단력을 흐리게 해 그 세력을 약화하는데 있습니다. 상대를 이기려면 반드시 다른 책략들과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이 전략은 호색가들에게 특히 효과가 있습니다. 아마도 36계 중 가장 흡인력이 높고 다른 전략들과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전략일 것입니다. 일단 미인계로 그들의 경계심이 느슨해지면 다른 전략을 이용해 적을 소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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