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계] 소리장도(笑里藏刀), 웃음 속에 칼을 감추다

적전계(敵戰計), 제10계, 소리장도


 웃음 속에 칼날을 숨긴다는 의미로 겉으로는 상냥하게 대하지만 속으로는 상대방을 해칠 뜻을 품고 있다는 것입니다. 36계 중 제10계이며 적전계에 속하는 전략입니다.


소리장도의 유래


첫번째 일화, 이의부의 미소

 대표적인 인물이 당나라 고종 때 중서시랑을 지낸 이의부입니다. 그는 겉으로는 온화하고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미소를 지으며 선량한 얼굴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은 각박하고 간사하여 음험한 계책으로 다른 사람들을 해쳤습니다. 그는 고위 관직에 오른 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비위를 맞출 것을 요구했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사람에게는 해를 입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의부의 웃음 속에는 비수가 숨겨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나라 현종 때 간신 이임보의 고사에서 유래한 구밀복검(口蜜腹劍)과 같은 의미입니다.

소리장도, 웃음 속에 칼날을 숨긴다
제10계 - 소리장도, 웃음 속에 칼날을 숨긴다 (픽사베이)


두번째 일화, 춘추시대 정무공

 춘추시대 정나라의 왕 정무공은 호나라를 정벌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생각 끝에 호나라에 자신이 적의가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자신의 딸을 호나라 왕자에게 시집보냈습니다.

 어느날 무공은 신하들에게 우리가 어떤 나라를 쳐야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중 한 신하가 호나라를 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무공은 이 말을 듣고 매우 화를 내며 그를 죽여 버렸습니다. 호나라의 왕은 이 소식을 듣고서 더 이상 정무공을 의심하지 않았고 정나라를 친구의 나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정무공은 군사력을 키워 결국에는 호나라를 침략해 멸망시켰습니다. 정무공은 상대의 신임을 얻기 위해서 딸의 행복과 충신의 목숨까지 희생했던 것입니다.


세번째 일화, 월나라 구천

 월나라 구천에게는 범려라는 신하가 있었습니다. 그는 용맹한 장군이었으나 늘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했습니다. 또한, 구천은 어려움은 함께할 수 있으나 부귀영화는 함께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범려는 구천에게 서신을 보내 자신은 임무를 다하였으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전했습니다. 구천은 범려의 뜻을 받아들였고 범려는 식솔과 노비, 모든 재산을 가지고 월나라를 떠나 초나라에 정착했습니다. 이름을 치이자피로 바꾸었고 장사에 능력을 발휘하여 후에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범려는 구천과 함께 할 수 없음을 깨닫고 월나라를 떠났다
월나라 범려 (위키커먼스)


 범려는 월나라를 떠난 후 구천의 또다른 신하인 문종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새를 다 잡고 나면 활은 창고에 넣어 두고, 토끼를 잡고 나면 개는 삶아 먹게 됩니다. 월왕은 함께 어려움을 나눌 수는 있으나 함께 공을 나눌 수는 없는 인물입니다. 만약 서둘러 그를 떠나지 않으면 어떤 불행한 일을 당할지 알 수 없습니다.”

 문종은 범려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알았지만, 칼날 위의 꿀에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날, 구천은 문종에게 한 자루의 칼을 주며 말했습니다.

"너는 나에게 오나라를 물리칠 일곱 가지 묘책을 알려 주었다. 나는 그 중 세 가지 방법만을 사용하였다. 너는 아직 네 가지 방법이 남아 있는데도 어찌 그 중 하나를 택하여 스스로 자멸하지 않느냐?"

 문종은 결국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화를 통해 보면, 월나라 구천은 소리장도의 전략에 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그는 오나라 부차의 신임을 얻기 위해 그의 신하가 될 것을 자청하고, 10여 년의 시간을 참고 기다려 결국 부차를 제거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그는 뛰어난 인재 범려와 문종을 이끌고 부차를 물리쳤습니다. 그러나 후에 그들이 반란을 일으킬 것을 두려워하여 그들도 없애고자 하였습니다. 대사를 함께 도모한 신하를 믿지 못하고 먼저 제압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총명했던 범려는 그가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마음 속에는 검을 감추고 있음을 알아챈 것이지요.


소리장도의 결론


 태연한 척 가장하여 적의 수비를 느슨하게 하려는 전략입니다. 즉, 책략을 꾸며 철저히 준비를 하고 기회를 보다가 적이 방심한 사이에 국면을 바꿔 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해치려는 마음을 숨기고 겉으로는 반드시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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