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계] 지상매괴(指桑罵槐), 뽕나무를 가리키며 회화나무를 욕하다

병전계(幷戰計), 제26계, 지상매괴


 36계 가운데 제26계인 지상매괴는 뽕나무를 가리키며 회화나무(홰나무)를 욕한다는 뜻입니다. 뽕나무는 내가 끌어들이려고 하는 상대이고 회화나무는 그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제3자입니다. 이는 상대방에 대해서 직접적인 비난이 곤란할 경우 제3자를 비난하듯하여 간접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입니다.

 원숭이에게 경고하려면 닭을 죽인다거나 산을 두드려 호랑이를 놀라게 한다는 말에서 암시의 대상은 원숭이와 호랑이지만 직접 타격을 받는 대상은 닭과 산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적이 약할 때는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상대를 빗대어 경고하는 것으로 우위를 점하는 전략입니다.


지상매괴의 유래


 춘추전국시대 오나라 왕 합려는 군사 전략가인 손무(병법서 ‘손자’의 저자)의 13편 병법을 보고 손무를 불러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 그를 곤경에 빠뜨릴 요량으로 아녀자들을 훈련시켜 그의 능력을 보여줄 것을 명했습니다.

 손무는 훈련기간 동안 자신에게 군대를 명령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합려는 그 요청을 승낙하며 180명의 궁녀를 훈련시키라고 했습니다. 손무는 궁녀들을 2개의 부대로 나누고 오왕이 총애하는 두 여인을 각 부대의 부대장으로 임명하였습니다.

 손무는 각 부대를 향해 말했습니다. 북이 한 번 울리면 모두 일어나고, 두 번 울리면 중심을 향해 좌우로 몸을 돌리고, 세 번 울리면 불러 모을 때까지 서로 대전하라고 하였습니다. 손무는 집법관에게 참관하도록 하였습니다. 손무가 북을 울리자, 궁녀들은 움직이기는 커녕 모두 까르르 웃어댔습니다.

지상매괴, 뽕나무를 가리키며 회화나무를 욕하다
지상매괴, 뽕나무를 가리키며 회화나무를 욕하다 (픽사베이)

 손무는 그녀들을 정돈시키고 엄숙하게 말했습니다. 기율이 명확하지 않고 설명이 부족했으니 이는 사령관의 잘못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여러 차례 기율을 설명하고 다시 북을 울렸습니다. 이번에도 궁녀들은 명을 따르지 않고 크게 웃었습니다.

 이에 손무는 여러 차례 차례 설명을 했는데도 명령을 따르지 않으니 이는 부대장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두 명의 부대장에게 엄한 벌을 내렸습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오왕은 매우 놀라 황급히 사람을 보내어 자신의 뜻을 전했습니다.

 자신은 이미 손무가 병법에 능함을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이 총애하는 두 궁녀가 없다면 큰 슬픔에 잠길 것이니 그녀들을 해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손무는 단소하게 말하기를, 만약 두 죄인을 풀어 준다면 앞으로 누가 명령에 복종하여 전쟁에 임하겠냐고 반문하였습니다.

 손무는 두 부대장의 목을 베어 모두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놀란 궁녀들은 손무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손무가 북을 치자 궁녀들은 정신을 집중하고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임무를 완성하였습니다.

 손무가 왕에게 병사들의 훈련이 끝났다고 하면서 살펴 보라고 하였습니다. 오왕은 손무가 자신이 총애하는 두 궁녀를 죽인 것이 불편하였으나, 손무의 병법과 재능에 감탄하여 그를 삼군을 거느리는 대장으로 임명하였습니다.


지상매괴의 결론


 경고와 처벌 등의 수단으로 군사들을 통솔하는 전략을 뜻하기도 하며, 적절한 경고와 처벌을 통해 약자를 굴복시키는 전략을 뜻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강경하고 과감한 수단을 사용해야 상대를 자발적으로 굴복시킬 수 있음을 일깨워 주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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