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계] 차도살인(借刀殺人), 남의 칼을 빌려 적을 제거하다

승전계(勝戰計), 제3계, 차도살인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제3자를 이용해 적을 공격하는 전략입니다. 싸움에 관계없는 사람을 끌어들여 자신의 적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흔히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적을 제거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36계 중 3번째 계책입니다.


차도살인의 유래


 이 전략과 관련된 일화는 매우 많이 있습니다. 중국 역사서인 사마천의 사기 중 중니제자열전에서 자공이 노나라를 지킨 이야기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첫번째 일화, 자공과 노나라

 공자는 춘추시대 노나라에서 태어났습니다. 공자는 강대한 제나라가 노나라를 공격하려는 것을 알고 전략에 뛰어난 제자 자공을 이웃 나라에 보내 도움을 요청하도록 하였습니다.

 자공은 제일 먼저 제나라로 갔습니다. 그는 제나라에 가서 노나라를 치려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니 오나라를 공격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그는 이어 오나라에 가서 노나라를 도와 제나라를 공격할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오나라와 제나라가 서로 전쟁을 하는 동안 그는 진나라에 가서 전쟁 대비를 강화하여 오나라의 침공에 대비할 것을 권유하였습니다. 후에 진나라와 오나라의 전쟁에서 진나라는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자공은 노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차도살인. 싸움에 관계없는 사람을 끌어들여 자신의 적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차도살인. 싸움에 관계없는 사람을 끌어들여 자신의 적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flickr)


두번째 일화, 초나라의 비무극

 중국 초나라 때 간신인 비무극은 평왕 때 온갖 중상모략을 통해 왕의 최측근이 되어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이후 평왕이 세상을 떠나고 소왕이 즉위하게 되었습니다.

 소왕이 즉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백극완은 오나라와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이에 소왕은 기뻐하며 전피품의 절반을 그에게 주었습니다. 비무극은 이를 시기하여 백극완을 눈엣가시로 여겼습니다.

 이후 비무극은 백극완에게 재상인 낭와를 초청하여 연회를 베풀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백극완은 음모라는 것을 모른채 그의 제안에 따랐습니다. 비무극이 재상에게 어떤 선물을 할 것인지를 물어보며, 낭와는 무기에 관심이 많다며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 중 무기를 보여주며 그의 마음을 얻어보라고 합니다. 순진하게 그의 말을 믿은 백극완은 100여개의 무기와 투구, 갑옷들을 문 옆에 쌓아두고 천으로 덮어 가려 놓았습니다.

 연회날이 되자 비무극은 백극완이 재상의 자리를 노리며 낭와를 헤칠 것이라며 연회 참석을 만류하였습니다. 이에 낭와가 부하를 시켜 백극완의 집을 살펴보았고, 그 부하는 실제로 무기들이 숨겨져 있었다고 전해왔습니다.

 격노한 낭와는 백극완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왕에게 고해 그의 집을 포위하게 하였습니다. 그때서아 백극완은 자신이 비무극에게 속은 것을 깨닫고 자결하고 말았습니다.


차도살인의 결론


 이 전략은 적의 상황은 이미 명백해졌고 적에 대한 우군의 태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때 사용합니다. 여기서 우군은 적을 제외한 제3자 가운데 일시적으로 동맹을 맺고 힘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군이 적을 공격하도록 유도하여 적을 소멸시키는데 자신의 힘을 쓸 필요가 없게 됩니다. 다시 말해 우군이 적을 공격하며 입은 손실이 자신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어떤 임무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부족할 경우 이 전략을 사용한다면 제3자의 힘을 빌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전략을 사용하는 사람은 반드시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잘 다루어야 하고 상대방이 자신의 계획을 모르도록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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