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라는 별명이 붙은 연쇄 살인범은 1888년 런던의 빈민가에서 다섯 명의 매춘부를 살해했습니다. 잭은 끝내 잡히지 않았고, 그 후로 누가 그렇게 섬뜩한 살인을 저질렀는지에 관한 수십 개의 가설이 제기되면서 그의 진짜 신원은 논쟁거리가 되었습니다.
사건의 개요
살인은 당시 1200명의 매춘부가 거주하던 런던의 화이트채플이라는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사건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런던 신문에 의하면 잭 더 리퍼라는 별명의 살인자는 일반적으로 중년의 여성을 금, 토, 일요일 밤에 공격했고 훼손된 피해자의 시신은 좁은 골목길에 버렸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보도는 수개월 동안 런던을 뒤흔들었습니다. 살인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등장하는 선정적인 이야기는 대중의 관심을 런던의 빈민가로 이끌었고, 이는 경찰의 무능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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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범, 잭더리퍼(Jack the Ripper) |
1888년 말, 런던의 한 신문사에 살인자가 썼다고 주장하는 몇 통의 편지가 전달되었습니다. 편지에는 더 많은 살인을 저지를 것이라는 협박이 담겨 있었는데요. 그 아래에는 그 즉시 알아차릴 수 있는 '잭 더 리퍼'라는 서명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이 편지는 진짜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장난일 가능성이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중 한 사람의 시신 근처에서 반유대주의 낙서가 발견되었는데, 경찰은 그것이 사건과 무관하거나 살인자가 유대인이라고 믿게 만들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범인은 누구인가?
경찰은 결국 용의자를 네 명으로 추렸지만 이 범죄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후로 잭 더 리퍼를 연구하는 아마추어 리퍼학자(Ripperologist)들이 유명한 인상파 화가에서부터 여왕의 손자에 이르기까지 수십 명의 용의자를 제보했습니다. 해결은 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은 여러모로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런던의 경찰서장인 찰스 워런은 살인자를 잡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그 후로 20년 동안 경찰 병력이 급속도로 증가했으며 지문 같은 정교한 범죄 해결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또한 잭 더 리퍼 사건은 신문이 어떻게 연쇄 살인범의 섬뜩한 별명을 대중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초기 사례가 되었습니다.
1988년에는 FBI가 이 살인자의 심리학적 프로파일을 작성하였습니다. 그들은 살인자가 백인 남성 이성애자이며,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사이의 외톨이로, 여러 명의 성관계 대상을 가진 지배적인 성향의 어머니 밑에서 자란 사람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FBI 프로파일러는 그가 자살했을 가능성이 적으며 체포될 것이 두려워 살인 행각을 멈춘 것일 뿐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잭더리퍼는 2006년도 BBC 여론 조사에서 토머스 베켓을 제치고 '역사상 가장 나쁜 영국인'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진짜 범인이 밝혀졌다?
2014년경, 유력 용의자 중 한명이었던 폴란드 출신의 이발사 애론 코스민스키가 진짜 범인이라는 주장이 등장했습니다. 영국의 역사가이자 작가인 러셀 에드워즈는 2007년 경매에서 잭 더 리퍼 연쇄 살인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캐서린 에도우스의 피가 묻은 숄을 구매했습니다.
이후 에드워즈는 희생자들의 후손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숄에 남아있는 혈흔 및 정액의 DNA를 분석했고, 여기에서 희생자 및 ‘잭 더 리퍼’로 추정되는 남성 애론 코스민스키의 DNA가 검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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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더리퍼 일러스트 |
에드워즈는 희생자인 에도우스의 후손으로부터 DNA 샘플을 제공받아 숄에 남은 혈흔 속 DNA와 비교했습니다. 또 ‘잭 더 리퍼’로 추정되는 코스민스키의 후손들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DNA 샘플을 제공했고, 이를 통해 숄에 남아있던 정액의 주인이 코스민스키라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다만 에드워즈의 조사 결과는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조사에 이용된 DNA 샘플이 법적으로 ‘신뢰’되지 않으며, 조사 결과가 과학 저널에 실리는 등 학계의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조사에 이용된 미토콘드리아 DNA는 일반적으로 범죄의 진상을 밝히는데 결정적 증거로 쓰이는 핵 DNA에 비해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토콘드리아 DNA의 경우 DNA 서열이 유사한 사람이 여러 명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드워드는 이와 더불어 잭 더 리퍼의 범행이 종료됐을 시점에 아론 코스민스키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며 다른 증거를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러셀 에드워드는 이 같은 추적의 과정이 담긴 책 '네이밍 잭더리퍼'를 발간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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