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고대 이집트 파라오, 쿠푸(Khufu)

위대한 피라미드의 주인, 이집트 파라오 쿠푸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쿠푸(Khufu, 기원전 2609년경~2566년경)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장대한 무덤인 기자(Giza)의 대피라미드를 남긴 인물로, 지금까지도 그의 이름은 세계적인 유산과 함께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는 이집트 제4왕조의 제2대 왕으로, 아버지 스네프루의 뒤를 이어 20대의 젊은 나이에 파라오가 되었습니다.

쿠푸 조각상
쿠푸 조각상


스스로의 위대함을 위한 무덤


 쿠푸는 자신의 무덤을 단순한 매장 공간이 아닌, 위엄과 신성함의 상징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는 사막 한가운데 석회석으로 거대한 피라미드를 쌓아 올렸고, 이 구조물이 자신이 사후에 걸어갈 길을 지켜주며, 자신이 23년 동안 다스린 이집트의 영광을 후세에 기억시키길 바랬습니다.

 이처럼 종교적 의미도 깊었죠. 고대 이집트인들은 파라오가 죽으면 하늘로 올라가 살아 있는 신이 된다고 믿었으며, 피라미드는 그 신성한 여정을 도와주는 성스러운 구조물로 여겨졌습니다.


고대 세계의 불가사의


 쿠푸의 피라미드는 단지 무덤이 아니라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완공 당시에도 압도적인 규모였지만, 이후 4,000년 넘게 지구에서 가장 큰 인공 구조물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했습니다. 대피라미드는 약 230만 개의 석회석 블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에는 최대 15톤 무게의 돌덩이도 포함돼 있습니다. 전체 무게는 무려 600만 톤에 달합니다.

 건축 자재 대부분은 기자 인근에서 채석되었고, 나일강을 따라 뗏목으로 운반된 후 대규모 경사로를 따라 끌어올려 건설 현장에 도달했습니다. 일부 석재는 레바논 등 외국에서 수입된 것도 있어, 피라미드 건설이 단지 기술적인 도전이 아니라 국제적 자원 조달까지 아우른 국가적인 대사업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쿠푸의 대 피라미드
쿠푸의 대 피라미드


피라미드와 그 주변


 쿠푸는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가족들을 위한 무덤들도 함께 세웠습니다. 그의 아내들과 친척들을 위한 작은 피라미드가 대피라미드 주변에 존재하며, 그의 후손 중 두 명 역시 근처에 자신만의 피라미드를 지었습니다. 이러한 무덤들은 쿠푸 왕조의 지속성과 권위를 공간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또한 대피라미드 인근에는 거대한 스핑크스상이 위치해 있는데, 이는 쿠푸의 아들인 카프라(Khafre) 파라오의 명령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람의 머리와 사자의 몸을 지닌 이 신비로운 조각상은 파라오의 신성과 힘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쿠푸 가족 조각상
쿠푸 조각상


죽음 이후에도 남은 이름


 쿠푸는 약 50세의 나이로 사망한 후, 미라로 제작되어 피라미드 내부 깊숙한 곳에 안치되었습니다. 외부 석조벽은 도굴 등으로 인해 손상되었지만, 피라미드의 본체는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원형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의 본래 이름인 ‘크늄 쿠프위(Khnum-Khufwy)’는 “크늄 신이 나를 보호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농업과 상업의 생명줄이었던 나일강의 신 ‘크늄’에 대한 신앙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파라오가 단지 통치자가 아니라 신성한 존재로 인식되었던 당시의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쿠푸는 죽어서도 잊히지 않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의 대피라미드는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고대 이집트 문명과 파라오의 영원성을 상징하는 거대한 상징물입니다. 오늘날에도 전 세계 사람들이 기자의 대피라미드를 바라보며, 쿠푸라는 이름과 함께 고대의 위대함을 떠올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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